과외방, 밀폐된 두 시간

대학입시가 코앞인 여름. 친한 선배 부탁으로, 주 3회 수학 과외를 맡게 된 25살의 연수. 학생은 20살, 운동을 해 다부진 체격의 ‘시헌’.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시헌의 눈빛에, 연수는 점점 긴장을 놓기 시작한다. 좁은 고시원 방. 책상 하나, 의자 두 개. 창문은 닫혀 있었고, 선풍기는 뜨거운 바람만 날리고 있었다. 연수: “오늘은 확률 풀자. 여기 문제집 57쪽…” (연수가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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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학입시가 코앞인 여름.

친한 선배 부탁으로, 주 3회 수학 과외를 맡게 된 25살의 연수.

학생은 20살, 운동을 해 다부진 체격의 ‘시헌’.

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시헌의 눈빛에, 연수는 점점 긴장을 놓기 시작한다.

좁은 고시원 방.

책상 하나, 의자 두 개.

창문은 닫혀 있었고, 선풍기는 뜨거운 바람만 날리고 있었다.

연수: “오늘은 확률 풀자. 여기 문제집 57쪽…”

(연수가 문제를 펼치며 몸을 숙이자, 시헌의 시선이 움직였다.)

시헌: “누나… 오늘 향수 바꿨어요?”

연수: “응? 아… 잘 모르겠는데?”

(그녀는 무심코 손목을 들어 향을 맡았다. 시헌의 눈이 따라갔다.)

시헌: “그거… 좋은 냄새네요. 근데, 누나 목에서도 나요.”

(연수는 순간 당황해 고개를 돌렸지만, 시헌은 웃지 않았다.)

연수: “너… 요즘 왜 이렇게 말이 많아졌냐?”

시헌: “그냥, 이제 말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요.”

책상 아래로 그의 무릎이 조금 더 다가왔고,

선풍기 바람이 잠시 멈춘 듯, 방 안은 숨소리만 들렸다.

시헌: “누나, 나한테 여자처럼 보여요.”

(연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. 시헌의 눈은 놀랍도록 단단했다.)

(갑자기 정전. 방 안이 어두워졌다. 연수는 놀라며 핸드폰 불을 켜려다 멈췄다.)

시헌: “무섭진 않죠? 제가 있는데.”

(그는 의자에서 일어나, 조용히 그녀 쪽으로 걸어왔다.)

연수: “시헌아… 그러면 안 돼.”

시헌: “그럼, 누나는… 원하지 않아요?”

(그의 손이 그녀의 손등 위를 스쳐갔다. 아주 천천히.)

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이제 손바닥 하나.

숨결이 섞이고, 온도가 뒤엉켰다.

그 어둠 속에서, 소리 하나 없이 입술이 맞닿았다.

짧았지만 깊었던 접촉.

연수는, 그 순간 자신이 왜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잊어버렸다.

그날 이후, 시헌은 과외를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.

그리고 연수는 그 시간만 되면 립스틱을 바꾸고 향수를 다시 뿌리기 시작했다.

시헌: “오늘은… 확률 말고, 우리 얘기 좀 할까요?”

(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. 창문은 여전히 닫힌 채였다.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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